我/Day by day2021. 6. 21. 00:13

주말이란 말은 참 달콤한 초콜릿과 같아서 먹으면 기분이 좋지만 입안에서 금방 녹아서 목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아쉬워진다. 이번 주말도 그랬다. 그래도 뭔가 의미있는걸 많이 했다.

 

1. 토요일 아침은 훈제 오리 샐러드를 만들어봤다. 상추는 1cm 간격으로, 방울토마토 4개는 반으로 잘라서 넣었고, 양파는 채 썰어서 넣었다. 오이고추도 들어가는데 5mm 간격으로 썰라고 레시피에는 나왔지만 귀찮아서 대강 썰어 넣었다. 소스는 간장과 식초 그리고 올리브 오일로 만들었는데, 상추 양이 너무 많아서 소스가 부족했다. 다 먹고 나니 졸음이 밀려오는데 다음에는 상추 조금만 넣어야겠다.

 

2. 저녁은 만두를 빚어 보았다. 원래는 샤오롱바오를 목표로 했는데 모양 잡는게 너무 어려워서 몇개는 교자 형식으로 만들었고, 만두소는 돼지 다짐육, 닭육수, 다진 파, 다진 생강, 굴소스로 만들었다. 다 만들고 쪄봤는데 처음 해본거 치고는 괜찮았지 싶다. 물론 샤오롱바오 특유의 육즙까지 구현해 내는데는 실패했다. (실패를 인정하는데 진심인 남자)

 

3. 매일 아침 운동을 하는데 주말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오래하게 된다. 집 근처 오정어울마당 뒤쪽에 공원이 있는데 트랙을 돌기도 하고, 농구 코트에서 공을 던지기도 한다. 내가 해본 결과 농구 코트에서 공 던지는게 칼로리 소비가 더 많이 된다. 일요일인 오늘도 그렇게 나왔으나 양심없는 종자들이 어제 저녁에 술판 벌이고, 술병 다 깨트려서 그 파편이 사방에 퍼져있었다. 그대로 했다가는 내가 다칠것 같아서 덕산중 근처 공원에 있는 농구 코트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가끔씩 우리나라 사람들 시민의식 부족한게 보이는데 기분이 별로더라. 가게 문 닫았으면 조용히 집으로 귀가할 것이지 왜 그런가 몰라.

 

4. 동생 일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다시 공을 들고 나갔다. 동생도 나처럼 농구를 좋아한다. 오정어울마당 농구 코트는 유리 파편 지뢰밭이라 다시 덕산중 근처 공원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물풍선 터트리면서 놀고 있는게 아닌가? 아이들 노는데 우리 좋자고 공 던지기도 그렇고, 코트가 흥건히 젖어 할 마음이 생기지 않아 근처 코인노래방으로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수를 누르니 같이 탄 아저씨가 인사를 한다. "두 분이세요?" 그렇다. 그 분은 코인노래방 사장님이었던 것이다. 사장님 덕분에 넓은 방에서 한시간동안 시원하게 노래 부르고 다시 코트 가보니 이번에는 아이들이 보드를 타고 놀고있었다. 오늘은 무슨 날인가 싶어 그대로 귀가하여 누웠는데 피곤했는지 눈이 감겼다.

 

5. 집에 혼자 있는 경우 나는 TV를 켜지 않기 때문에 집이 조용해진다. 외출이라도 하려고 치면 목적지 없이 무작정 나가봤자 갈 곳이 뻔하기 때문에 굳이 나갈 마음이 안 생긴다. 그러면 뭐 하려던 마음도 안 생기고 심심해진다. 그러다 못 버티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옷부터 입는데 군중 속에 있으면 아는 사람이 없더라도 마음은 한결 나아지더라. 그래서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 하나보다. 

' > Day by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 11. 8.  (0) 2021.11.08
Posted by [CS]Vero